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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귤나무 이야기 - 귤이 익어가는 시기 제주도는 더욱 값지다

by 양화산장 2019. 2. 22.

제주도의 귤은 옛날부터 유명했다. 기록에는 동지 때가 되면 제주도에서는 귤을 나라임금에게 진상했다. 나라에서 진상을 받으면 이것을 먼저 태조에게 올리고 감사의 뜻으로 시신과 제주목사(성주라 불렀다)에 포백 등을 하사하였다. 지금은 귤이 많이 생산되어서 신기한 과일로 생각되지 않지만 지난날에는 이것이 매우 이상한 것이어서 나라에서는 진상 받은 감귤(감감)을 성균관과 사학(사학, 즉 동학, 서학, 남학, 중학의 네 교육기관)의 유생들에게 내리고 이 때를 계기로 해서 임시로 과거를 보여 관리를 뽑았다. 이것을 황감제라고 말했다. 아뭏든 제주의 감귤은 조경과 주변에 경사(?)를 만들어내는 구실까지 했다. <출처 - 산림조합중앙회 WEBZINE>

 

귤나무

 

이와 같이 귤을 왕에게 공물로 바치는 일은 우리 나라에서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그러했다. 하나라의 시조라고 전해지는 우왕은 중국의 남쪽지방부터 귤과 유자를 진상 받았다고 한다. 우왕은 성군으로서 중국의 곳곳을 찾아 치수사업에 큰 공적을 올리고 순 임금의 자리를 물려받아 그 자리에 올랐다.
두보의 다음 시에는 귤과 유자가 우왕의 묘에 관련되어서 나온다.

 

쓸쓸한 산 속에 우왕의 묘
지는 해에 가을바람 분다
거친 뜰엔 익어가는 귤
벽에는 용사가 그려지고
절벽에선 흰 구름 솟아난다
강물소리는 모래밭을 따르고
일찍 사재를 알아서
산을 끊어 물을 이끌다

 

우묘공산리 추풍낙일사 禹廟空山裏 秋風落日斜
황정수귤감 고옥화룡사 荒庭垂橘柑 古屋畵龍사
운기생허벽 강성주백사 雲氣生虛壁 江聲走白沙
조지승사재 소착공삼파 早知乘四載 疏鑿控三巴

※사재 : 수레. 썰매, 배 등 네 가지 종류의 교통기구
※삼파 : 곳의 이름(사천성에 있음)
※귤유 : 귤과 유자
※소착 : 파헤쳐 물길이 통하게 함.


우왕이 생전에는 귤의 진상을 받고 죽어서는 그 사당 앞에 귤이 익고있다는 것은 무언가 이승과 저승 사이에 어울리는 맛이 있다. 우왕은 양자강의 물을 다스릴 때 물 속에 살고있는 용과 뱀을 다른 뜻으로 보냈다는 고사가 있다. 그래서인가 우묘의 벽에는 용사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시를 만든 사람은 앞에 말한 것처럼 두보이다. 이백과 두보는 중국의 고전시인의 쌍벽인데 그 생애에 있어서도 닮은 점이 있다. 이태백은 안사의 난 때 투옥을 당한 일이 있고 방랑하다가 양자강 하류에서 객사했다. 두보는 고민의 젊을 때를 보냈고 역시 안록산의 난 때 체포된 일이 있으며 그 뒤 양자강 따라 방랑의 나그네길에 올라 동정호 부근에서 객사하고 만다. 시인에게는 불행한 시절이 많다.
제주시 관덕정의 벽에는 가마를 타고 가는 두보가 미녀들로부터 귤 열매의 세례를 받는 그림이 있기에 두보에 대해서 더 알아보아도 이곳에서 어색할 것이 없다.
좌절감에 쌓여 분방한 방랑을 하면서 두보는 성실과 침울로 사회와 인생을 노래한 불행한 시인이었다. 『나의 시와 글이 세상사람을 놀라게 못한다면 나는 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쓰겠다.』하면서 그는 시를 예술적으로 완성시켰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당시 세상사람들로부터 큰 인기를 한몸에 모았다.
제주시 관덕정 대들보에 그림이 있다. 두보가 술에 취해서 교자를 타고 가는데 두보의 잘생긴 모습을 보기 위해서 유녀들이 와르르 모여와서 나무에 달린 귤을 마구 따서 문질러 두보의 가마 속으로 던지는 그림이다. 그러나 이때 취한 두보는 눈을 계속 감고 유녀들을 보지 않았다. 교자가 양주 땅을 빠져 나왔을 때 눈을 떠보니 가마 안에는 귤이 가득하더라는 것이다. 취과양주귤만교라는 화제가 붙어있다. 교 자 대신으로 거 자가 쓰여져 있다. 그런데 양주 땅은 귤의 산지로서 유명하다.


관덕정은 세종30년(1448년) 목사 신숙청이 창건하고 안평대군이 사액했으나 이곳 벽화작자는 알 수 없다.
관덕정에는 여러 개의 그림이 있는데 대수렵도 또한 흥미있다. 산과 우거진 숲에 창간이 즐비한데 이것은 모리꾼들이라, 한 개의 화살을 맞은 호랑이가 쫓겨가고 있다. 이곳 수렵에 두보가 참가한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지만 두보 또한 수렵에도 명수였다고 한다. 『봄에는 총대(총태)에서 노래부르고 겨울에는 청구에서 사냥을 한다. 우거진 숲으로 매(응)를 부르고 운설의 언덕에선 사슴을 쫓는다』는 그의 시를 보더라도 짐작이 간다.
그런데 유녀들이 두보의 교자에 귤을 던진 것은 다분히 유혹의 뜻이 있었을 것이다. 말하자면 관심과 사랑의 신청이다. 헌데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구할 때 신맛(산미)이 강한 과일을 던지거나 준다는 것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시경에는 매실을 던지면서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의 노래가 있다. 『던지는 매화열매 광주리 다 비었네. 나를 찾는 임네들아 어서 화답하라』(표유매, 경광견지, 구아서사, 태기위지)는 것이 그것이다. 매실 역시 그 맛이 몹시 시다. 또 모과(목과)의 시에 『나에게 모과를 던지기에 아름다운 페옥을 주었지』하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모과로 사랑의 신청을 받고 페옥을 주어 사랑의 결실을 이루는 장면이다. 모과 역시 매우 신 과일이다.
이처럼 여자가 매실이나 모과나 귤로서 관심을 유발시킨 것은 어떤 이유에서 오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공통점은 신맛(산미)에 있다.


과일나무는 흔히 갈라진 줄기사이에 돌을 끼워서 시집을 보낸다. 이곳 청귤도 옛날에는 진상품목이었다. 일반서민은 대체로 감귤의 열매는 맛보기 어려운 것으로 되어있었다. 그 나무의 줄기껍질은 회적색이고 미끈(평골)한 편이고 가지는 모두 굽어서 복잡하게 갈라져 있었다. 두 그루의 간격은 약 3.5m였다. 이 나무는 지방기념물로 지정되어서 보호를 받고 있었다.
동국여지승람 중 제주목을 보면 감에는 황감, 유감 등 몇 종이 있고 귤에는 금귤, 산귤, 동정귤, 왜귤, 청귤의 5종이 있다했고 청귤은 봄이 되어서 익는다고 쓰여있다. 그리고 산유자도 제주에 나는 것으로 되어있다. 단지 귤나무라 하면 밀감나무를 말함이다.
외국에는 귤 종류가 많고 레몬은 인도 원산으로 열대 또는 아열대지방에서 재배하고 캘리포니아는 그 산지로 유명하다.
귤 종류에 닮은 것이 탱자나무인데 탱자열매의 표면에는 털이 나있어서 구별이 되고 또 탱자나무는 3개의 작은 잎(소옆)이 모여 나지만 귤 종류는 단엽인 것이 다르다. 귤나무를 북쪽에 옮겨 심으면 탱자나무로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옳은 말이 아니다.
열자에 『오 나라와 월 나라 사이에 유수라는 나무가 있고 잎은 푸르며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으며 그 열매의 맛은 달면서도 시다. 그런데 이것을 회수 이북지방에 옮겨 재배하면 탱자나무로 된다』라고 적혀있다(도회북화위지). 회수는 양자강과 황하 사이를 흐르는 중국에서 세번째로 큰 강이다. 이 글의 내용이 탱자나무(지)로 된다는 것인지 또는 열매가 먹을 만한 것이 못된다는 뜻인지 알 수 없으나 우리 나라에도 전에는 이와 비슷한 말이 있었다. 주례와 회남자에도 이런 말이 실려있다. 나무는 모두 각기 고향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에 금귤이 있다고 했는데 이것은 금감 또는 하귤이라 해서 열매가 매우 작고 둥근 것이고 실소여탄 황여금위지금귤이라 했다. 제주도가 원산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일본말 그대로 흔히 「깅깡」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목천자가 곤륜산 요지에서 왕모를 만나 금귤을 먹었다』(목천자회왕모어요지식금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은 가공적인 이야기겠으나 귤은 신선과 같이 훌륭한 존재가 맛보는 과일로서 그 품격이 대단히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귤 중의 낙(귤중지락)이라 해서 귤 열매를 쪼개었더니 그 안에 두 노인이 바둑을 두면서 즐기고 있더라는 고사가 있는데 요컨대 귤은 훌륭한 사람에 관계되는 과일로 되어있다. 그래서 위선자 같은 사람은 원래 귤 먹기를 꺼려했다. 지금은 그들도 마구 먹는다.

레몬에 얽힌 전설이 있다. 옛적 터어키의 왕자가 그의 비를 얻고져 길을 나섰는데 비가 될 사람의 이미지로서는 「아침과 같이 맑고 눈과 같이 희며 천사처럼 순진한 것」이었다. 길을 나설 때 그는 부왕으로부터 3개의 레몬을 받아 들였는데 이 레몬에는 마력이 숨겨져 있었다. 부왕이 말하기를 이 레몬을 끊으면 비로 될 사람이 나타나는데 그 때 빨리 레몬을 물 속에 담구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 여자는 사라지고 만다고 했다.
왕자는 이 말을 듣고 첫째의 레몬을 끊었더니 말 그대로 아름다운 여성이 나타났다. 그 여성이 너무 아름답기에 황홀히 바라보기만 하고 물 속에 레몬을 담구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왕자는 두번째의 레몬으로도 이와 같이 해서 소원을 성취하지 못했다.
세번째의 레몬은 눈을 감은 채로 끊어 물 속에 담구었고 마침내 배필을 얻게 되었다. 왕실에 들어온 왕비는 뒤에 흑인의 손에 의해서 목숨을 잃어버리는데 그때 왕비가 흘린 피 세 방울이 땅에 떨어져 레몬나무로 변했다.
왕은 이 나무에 달린 레몬을 따서 끊었더니 죽은 왕비가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고 한다. 레몬은 터어키 왕비가 변신해서 된 것이다.


이 밖에도 아름다운 여자가 죽어서 예쁜 꽃을 다는 나무나 풀로 변했다는 전설은 더 있다. 어느 거나 사랑이 얽혀있다.
중국에서는 별이 떨어져 귤로 되었다(성산위귤)는 전설도 있는데 하여튼 아름다운 것이 변해서 이 나무로 된 것은 서로 통하고 있다. 귤 열매는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귤껍질을 말린 것이 진피인데 약재로 쓰인다. 이것은 오래 묵은 것일수록 약효가 더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진피(오래된 껍질)라는 이름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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