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옛날 이야기

벼락맞고 솟은 아홉개의 맑은 샘 구정봉

반응형

전남 영암 월출산(809m)은 지리산, 변산, 천관산 내장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 산으로 꼽힌다.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산의 정기를 받아서일까. 월출산 서쪽자락에 있는 구림마을에는 유명인물들 이 많이 배출되었다. 멀리로는 일본으로 가 서 일본인들을 무지로부터 구해낸 왕인 박 사가 있고, 풍수지리설을 처음 주창한 도선 국사도 구림마을 출신이다. 
그리고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린 기인장수 동차진이 태어난곳도 이곳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비상한 힘을 보인 그는 일곱 살이 돼 자 어른들도 하기 힘든 일을 거뜬하게 해냈 다고 한다. 집채만 한 바위를 들어 올려 돌 밭을 일구고 넓은 밭을 갈아서 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늘 먹고 살기는 빠듯했다. 집이 가난한 그는 감히 글을 배운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지나가던 도사가 동차진의 노모에게 말했다. 
"이 아이는 집을 떠나 공부를 하면 큰 인 물이 될 것이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던 노모인지라 도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동차진은 그 길로 도시를 따라 나섰고 그로부터 10년 동 안 공부를 한 다음 집으로 돌아왔다. 
백발 노모는 잠시 모자상봉의 기쁨을 접고 그동안 아들이 얼마나 열심히 수도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하나의 시험을 해보았다. 
"내가 아침밥을 마련하는동안 너는 석성을 하나 쌓아야 한다. 할 수 있겠느냐?" 
"해보겠습니다." 
노모가 아침밥을 다 짓고 사립문을 나서 서 아들이 성을 쌓고 있는 곳으로 가보았다. 동차진은 그때서야 마지막 돌을 나르고 있었다. 어머니의 승리로 돌아간 것이다. 동차진은 돌을 던지고 통곡을 하면서 산을 뛰어 내려갔다. 그순간 동차진이 내딛는 발자국에 바위가 움푹 패였으며 흐르는 눈물은 바위에 구멍을 뚫었다. 
첫번째 시험에서 패한 동차진은 노모에게 자신의 진면모를 보여줄 또다른 시험거리를 달라고 자청했다. 노모는 수십만의 오랑캐 를 혼자 무찌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번 에야말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 동차진은 곧바로 월출산 에 올라가 천신이 도를 닦았다는 신령바위 에 앉아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기를 100일, 마침내 동차진장수의 주문에 대한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가 앉아 있는 큰 바위가 주문을 외울 때마다 세번씩 움직였다. 
그즈음 오랑캐군에서는 장수들이 갑자기 하나씩 죽어갔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바위가 움직이고 장수가 죽어가자 드디어 천상 상제의 노여움이 터졌다. 동차진 장수는 마침내 하늘로 불리어 갔다. 
천상상제가 동차진에게 말했다. "장사는 모름지기 그 힘과 무술로써 전쟁 터에 나아가 당당히 싸워야 하거늘 너는 지금 천신이 도를 닦은 바위에서 묘술을 부리고 있으니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느니라." 
상제의 말이 끝난 직후 장사가 앉았던 자리에 아홉번이나 벼락이 쳤고, 벼락이 떨어진 곳에는 금세 웅덩이가 패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에 맑은 물이 고여 아홉개의 샘이 만들어졌고, 그후 사람들은 이곳을 구정봉이라고 불렀다. 지금도 이곳에 가면 동차진이 주문을 외울 때마다 흔들리던 바위를 만날 수 있는데 이 바위는 꼭 세번만 움직인다고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