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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장이 나를 진정시키고 되돌아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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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와이프와 통화 후 분노가 온몸을 휘감았다 애들에게 매를 들어야겠다 생각뿐이 없었다. 진정도 안되고 화만 계속 날 뿐이었다

문뜩 책이나 봐야겠다 하고 펼친 쪽에서 아래의 글을 보았다. 가슴이 뜨끔해지고 진정할 수 있었다

몰랐다, 정말 몰랐다!

나는 나름대로 좋은 아버지였다고 자부했다. 큰 아이도 그런대로 성장시켰고, 작은 아이도 그렇게 키우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둘째는 큰 아이와는 너무나 달랐다. 생각이 다르고 사고 체계도 달랐다. 아이와의 갈등은 깊어만 갔고, 엄마와의 갈등은 더욱 심해졌다. 처음엔 아이의 상태를 지켜보면서 아주 이성적인 사람처럼 행동했다. 엄마와의 갈등을 계속 지켜보던 나는 어느 순간 아주 젊잖게 매를 들었다. 이때부터 나는 더 이상 이성적이지 못한 사람이었다. 아이는 공포심이 더해져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 아이가 무서워서 공격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사실이 말 한마디만 알았더라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공격은 도와 달라는 외침이다.'

이 말이 내 가슴에 닿은 것은 12~3년이 지난 후이다. 아이의 반항심은 더욱 심해졌다. 나는 잘못한 것을 하나씩 꺼내가며 종아리를 심하게 때렸다. 아이는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논리로 잘못한 것이 없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것은 대화가 아니었다. 한쪽은 무서운 무기를 들고 힘은 세었으며, 한쪽은 무기도 힘도 없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작은 영혼이었다. 그때는 그것을 몰랐다. 아이의 논리가 틀리고 내 논리가 옳다 하더라도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어른에 대항하는 한 아이의 행동이 못되게 보였을 뿐이다. 아이는 맞으면 맞을수록 저항이 심해졌다. 지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맞기 싫었을 것이다.

몰랐다. 정말 몰랐다. 내게 맞고 있던 아이가 나를 쳐다보았다. 눈과 눈이 마주친 순간! 내가 높고 아이가 낮음이 아니라, 인연으로 나와 만났다는 느낌이 스쳐 지나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

'아, 이럴 수가.'

나와 똑같은 가여운 영혼이 보였다. 매는 저절로 멈추었고 아이의 신음도 멈추었다. 아픔이나 슬픔이 아닌 분노와 원망이 섞여있는 울음소리만 남았다. 그 순간 나는 우리가 깊게 하나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때리니 내가 아프고, 아픈 말을 하니 내가 상처받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서 아이에게 사죄를 했다. 그리고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에게 아버지인 내가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때린 행동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 둘 다 말없이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아이는 내 품에 안겨 다시 서럽게 울었다.

그 일로 아이는 나를 용서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속이 아려온다.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다. 그 일이 있은 뒤 나는 아이들을 존중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른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아이들 속에는 아이만 살고 있지 않다. 그때부터 우리 집은 어른들만 살고 있다.

출처: 가슴 따뜻한 HONK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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