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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절에서 일하게 되면서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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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오늘도 절에서 작업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같은 곳은 아니고 서울에 있는 절이었다. 사장님이 절과 인연이 많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존에 벌목해 놓았던 나무들을 땔감 크기로 다시 잘라서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중간중간 나무를 날라서 작업을 진행해야 하기에 2인 1조로 나르는 나무들이 있었는데 역시나 힘 좋은 몽고인은 비키라는 듯이 손짓하며 혼자 들어서 나른다. 헐~ 왜 저렇게 힘이 좋은 건지 알 수는 없지만 과거의 조상들은 얼마나 더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으로는 냉면과 돈까스를 주문했다. 언어가 안 통하니 몽고인은 알아서 번역기 돌려서 메뉴를 보고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한 표정으로 해석된 메뉴를 손짓한다. 옆에서 바로 검색해서 이렇게 생긴 거라 보여주니 흠~ 하며 ok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사진을 찍으며 "네임" 한다. 돈까스, 냉면(냉면 발음은 이상한지 몇 번을 반복해 본다) 뭔가 한국체험하는 사람 같은 느낌이다.

 

오후 작업은 잡목 정리와 주목, 관목 전정이었다. 순조롭게 작업 진행 중 문제가 발생했다. 여자분이 우리 옆으로 오시더니 이것저것 조금씩 해달라는 말씀을 하신다. 나는 사장님을 불렀고 상황을 보시더니 그냥 해달라고 하는 대로 하라고 하고는 다른 일을 하셨다.

 

잠시 후 스님이 오시더니 우리 보살님이 오셔야 여기가 깨끗해진다는 말씀이 무섭게 여자분은 대장군으로 바뀌었다. 바위틈에 있는 낙엽청소부터 넝쿨 및 잡목들을 하나씩 제거하라고 하셨다.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사장님을 다시 호출하니 사장님도 본인이 오늘 지시받은 일이 있다고 하자. 여자분은 스님을 호출하신다 헐~ 이때부터는 뭐 답이 없이 여자분에게 끌려만 다녔다. 

 

물은 마실 시간이 있어야지 무슨 쉬지도 않고 계속해서 절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일을 시키는 것인지. 아~ 일당의 슬픔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씁쓸한 것은 자귀나무며 겹벚나무까지 내가 보기엔 참 좋은 위치에 괜찮은 나무인데 그늘이 진다 모양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그냥 제거하라고 한다.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셔라 조경으로 볼 때는 너무 좋은 나무라고 생각한다. 허나 그냥 자르란다. 젠장~

 

사장님이 옆에 오셨기에 뭔 절이 물도 한잔 안 주고 자비가 없냐고 투덜거리니 말씀하신다. 잘 챙겨주시는 일 봐주시는 분이 계신데 오늘은 출장 가셔서 음료수도 하나 안 챙겨 주는 것 같다고...

나는 과거에도 몇 번 절에 일을 다녀봤는데 그때도 보면 스님이 뭔가 주시는 걸 본 적이 없다(수고한다는 말씀 한 번도 못 들어 봤다) 늘 일을 봐주시는 분이 챙겨주시고 말씀도 인상도 너무 좋은 분들이었다. 그분이 스님 같았다.

 

한참이 지나고 과일과 물을 가져다주시는 분이 계셨다. 역시나 출장에서 돌아온 일 봐주시는 분이셨다. 역시 인상도 말씀도 참 스님 같은 분이다. 

내일도 아침 일찍 나가야 해서 이만 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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