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란의비련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옛 이야기(고전) - 애란의 비련 봄이라기 보다는 아직도 늦은 겨울이었다. 신라 서울의 서산인 선도산 동녘에 자리 잡은 애란과 도열의 집이 있는 동네에서 멀리 남산을 바라보면 양지가 바르지 못한 골자기에는 아직도 허옇게 눈이 쌓여 있었다. 『삼짓날이 인제 며칠 남았지?』 애란이가 가야금을 고르다가 손이 시려서 「호호」입김으로 녹히며 옆에서 노래를 부르던 도열에게 물었다. 『얼마 안남았어.』 『며칠?』 『가만 있거라. 응, 열흘밖엔 남지 않았구나.』 『열흘! 그럼 다 됐네?』 『그래 얼마 남잖았으니까 조금만 더 고생하면 되겠다. 자 어서 타라.』 애란은 도열의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도 가야금을 쉬 타려고는 하지 않았다. 『애란아! 너희 아버지가 오시면 또 야단 마지려구…어서 타』 도열이 애란을 재촉했다. 『너는 그렇게 손을 바지춤에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