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졸려서 그냥 잠들어서 넘어갔꼬 간단하게 쓴다면 도로변 민원발생 처리로 3곳을 다니며 시약했고 중간에 부족한 듯하다 하여 다시 1곳은 추가로 방제, 어느 공원에 도착해서 수목 민원 들어온 소나무잎 털기 작업 진행, 다시 동네로 복귀해서 남은 농약 주변 전원주택 뿌려주고, 물통 5개 날라주고 끝~ 뭔가 여유가 있던 하루였음
일이 없는 날이었는데 후배님에게 일할 수 있으시겠냐는 연락에 콜~ 6지 조금 넘어서 도착한 곳은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조금 지나서 메인도로 바로 뒤였다. 신호수를 한다고 해서 뭐 별거 있겠냐 생각했으나 끝나고 나니 보통 일은 아닌 듯싶다
크레인(맹꽁이)이 도착하고 나의 일은 시작되었다. 사거리에서 한쪽은 도로의 폭이 양쪽에 주차를 하고도 2차선이 되어 있어 양방향 진행이 가능한 곳이고 한쪽 방향은 차 하나만 지나다닐 정도록 작은 도로이나 그쪽으로 차들이 많이 다녔다
일단 여기까진 좋았다. 초반에는 차들이 많지 않아 그냥 할 만했으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벌어진다. 한쪽 차선을 막고 작업하는 상황에서 주차된 차는 지정 주차라는 이유로 안 빼주었고 그 차를 피해서 하려니 원활하지 않았다. 그래도 뭐 할 수는 있으니까. 하지만 잠시 후 다른 쪽 작업자들의 자재가 들어오는 것이다 주차할 곳도 없고 자재도 못 내리니 배송 온 운전기사님들끼리 큰소리로 다툼이 오간다. 이럴 때는 현장 소장이 컨트롤해야 하는데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조금 이따 가는 폐기물 차까지 진입해서 목청이 점점 높아만 갔다. 하~ 내가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차량이 엉키는 것이 보이니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짜증 나는 상황이었다.
현장 소장이 조금만 신경 썼다면 그리고 공정별로 작업 소장들이 일정만 조율했어도 이런 상황은 조금 나았을 건데 안타깝다. 뭐 사정이야 있겠지만은.
각 작업소장들이 나와서 합의하에 차를 빼주고 정리가 되었다. 그 뒤에 작업은 다시 진행시작 그러나 왠지 나는 일하는 분들이 미덥지 못했다.
왜 말도 안 되는 동작일까? 크레인 고리에 바로 톤백을 끼우면 될 것은 바를 일자로 내려서 버클을 또 톤백에 나사로 조이는 작업을 더디게 진행하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지만 나는 신호수이니까... 내일에 충실했다. 점심 먹을 때까지 차가 많이 지나가서 쉴 수가 없었다. 점심을 다른 사람은 먹으러 갔지만 나는 크레인이 그대로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후배가 밥 먹고 교대해 줄 때까지 일하고 있었다. 먹고 오자마자 바로 교대해서 했지만(신호수가 쉴 시간 없이 계속 서서 하다 보니 다리가 너무 아팠다)
차에는 관심이 없지만 지나가는 차들을 보면 압구정 유행인지 모르겠으나 테슬라와 포르쉐, 제네시스가 많았다. bmw를 좋아했는데 딱 2대 봤다. 가장 많이 다니는 교통수단은 배달 오토바이와 킥보드 자전거였다.
늘 그렇듯 빌런들은 존재한다. 배달 오토바이였다 양쪽 차를 한 번씩 보내야 했기에 한쪽 새워놓고 있으면 그 틈새로 쌩하고 지나가고 아주 위험하기 짝이 없이 운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 신호에 사고가 날까 봐 조마조마했다.
(신기한 건 차문 열고 욕을 하거나 빵빵 거리는 사람들이 없었다. 압구정 사람들은 잘 사는 사람들이라 인격도 높은 걸까?)
구두 가게가 있었는데 주인분은 차 댈 곳이 없으니 그냥 지나가고 손님도 안 온다고 지나가는 말로 하신다. 주변에 서서 일해야 하는 나는 왠지 불편함이...
점심 휴식시간 후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우리 쪽 소장님이 반장님에게 "야리끼리"를 말하자 아저씨들이 갑자기 모이시더니 작전 회의를 하신다.
그 순간부터일까 얼마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시는지 6시 30분부터 11시까지 오전에 절반정도 일을 했다면 1시간 30분 만에 나머지 일을 다 끝냈다 청소까지 ㅎㅎㅎ
오전에 다 끝내면 반일뿐이 못하니까 아저씨들은 다 계획이 있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