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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진달래 나무이야기 - 산성 땅에서 무성한 자람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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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생태학적으로는 낙엽활엽수림으로 된 원래의 식생이 파괴되면 그 뒤 소나무 숲이 들어서게 되고 다시 소나무 숲이 상처를 받게 되면 그 뒤에는 진달래밭으로 변한다. 진달래는 숲이 상당히 황폐한 징조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사실 진달래가 많이 나있는 곳은 임업적으로 본 생산성 또는 경제성은 낮다. <출처 - 산림조합중앙회 WEBZINE>


진달래는 대표적인 호산 성식 물이고 진달래가 잘 자란다는 것은 그만큼 땅이 산성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말한다. 산 땅은 어느 곳이나 대체로 산성이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좋은 나무가 잘 자랄 수 없다. 높은 산에 나는 들쭉나무도 진달래과에 들어가는데 이것도 강한 산성 땅에서 무성한 자람을 보인다. 대체로 진달래과의 나무들은 모두 그 특성으로서 산성 땅을 즐기고 있다.

 

진달래의 뿌리를 보면 털과 같은 잔뿌리를 가지며 땅 속 깊게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진달래는 땅이 얕아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거의 없고 오히려 그러한 조건에서 다른 나무를 이겨내어 살아갈 수 있다. 그렇지만 진달래는 건조에 약하다. 양지쪽을 좋아한다지만 산의 북쪽 또는 동쪽 비탈에 많이 나는 것은 그곳 땅에 습기가 더 있는 까닭이다.
진달래는 찬 땅을 좋아한다. 여름 대낮에 햇볕을 오래 받는 곳에서는 배겨 나기 어렵다. 나무가 드문드문 서 있어서 그늘을 만들어 주는 곳이라든가 땅 표면에 굵은 돌들이 있어서 여름 동안 땅 온도의 상승을 막아주는 곳이면 진달래에게는 매우 이롭다. 그래서 집에서도 진달래를 심고서는 뿌리 부근을 덮어준다

 

진달래는 철쭉과 달라 가지에 잎이 어기 어기 붙는(호생) 것이 특징이고 예외는 있지만 철쭉보다 잎이 좁고 긴 편이다. 진달래에는 몇 가지 변종이 있는데 흰 진달래나무는 꽃색이 희고 털 진달래나무는 잎에 털이 있으며 왕진달래 나무는 잎이 넓다. 이러한 진달래 변종의 꽃은 모두 먹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 나는 진달래는 꽃색에 있어서나 화량에 있어서나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것이고 구태여 품종개량을 하지 않아도 대단히 아름다운 것이기에 그대로 심을만하다.

 

신라시대의 미인 수로부인이 남편 따라 강원도 강릉으로 가는 길에 잠시 수레를 멈추고 쉬었는데 그곳에는 진달래꽃이 만발해 있었다. 꽃을 좋아한 수로부인은 사람을 시켜 한 송이의 꽃을 따오라고 했지만 산이 워낙 험해서 사람들이 망설이고 있는 차에 어떤 암소 한 마리를 몰고 오던 노인이 진달래꽃을 따서 수로부인에게 헌화했다는 전설이 있다. 아마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매혹된 가장 오래된 전설의 하나가 아닌가 한다.

 

진달래를 소재로 해서 읊은 시와 노래는 너무나 많다. 한시도 많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번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떠나가는 사람에게 꽃길을 밟게 해주는 것은 고운 마음과 인품의 수준이 극히 높은 상황이다. 소백산의 철쭉을 진달래로 표현한 마음의 시는 음미할 만하다.

쏟아져 무더기로
무더기로 쏟아져
별이 쏟아져
진달래밭 소백산

흘러 흘러 강물처럼
세월이 흘러
햇볕 바래는 언덕
신화는 강물에 잃어버리고
원시는 바다로 갔나

끓어 올라 피어 올라
바다의 마음
흘러 흘러 안개로
안개로 흘러 흘러

무지개 타고 찾아온 고향
진달래밭 피고 지고
천년만년 피고 지고
아스라 아스라 내 고향
진달래밭

철쭉을 한자로 척촉으로 쓰는데 척촉의 뜻은 가던 길을 더 걸어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면서 서 있다는 뜻이다. 철쭉꽃을 보고서 그 아름다움에 반해서 더 걷지 못하고 우뚝 서 있을 뿐이란 말인가. 양척촉으로도 쓰는데 어린양이 철쭉의 붉은 꽃봉오리를 보고 어미 양의 젖꼭지로 잘못 알아 젖을 빨기 위해서 가던 길을 멈추었다는 풀이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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