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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식물의 향명(鄕名)과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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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물이든 향명, 학명이 붙여져 호적등본 대장처럼 식물도감에 올려져 불리워지고 이것에 의하여 식물을 구분하고 이용하고 있다. 식물의 향명이라면 향토명을 말하는 것으로 지방에서 부르는 이름을 통칭하지만 방언과는 다르며 진정한 통일된 한국명을 뜻한다. 향명이 어떻게 붙여졌는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인간이 식물의 필요성에 따라 식물의 생김새, 쓰임새, 자라는 곳에 따라 그 지방 사람들이 제멋대로 붙였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식물의 향명을 붙이는 것은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거의 동일한 방법으로 붙여지고 있다.
우리나라 식물 중 많은 수의 식물명이 차마 입에 담지못할 정도의 흉한 이름이 있어 아름답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예를 들면 며누리……, 홀애비…… 개… 등 상당한 수의 식물이 그러하다.
1970년 초 고 박정희 대통령께서 쥐똥나무의 생울타리를 감상하시며 나무 이름을 물으시고 아연 질색을 하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무 모양은 훌륭하고 좋은데 왜 하필이면 쥐똥나무냐고" 하기야 산에서 자라는 이 나무는 한갖 볼 가치가 별로 없으니 이 나무의 이름을 지을 때 열매를 보고 지은 모양이다. 가을에 검게 열리는 열매의 모양이 마치 쥐똥과 같기 때문에 이렇게 지은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이 나무를 필자에게 이름을 지으라고 한다면 울타리나무, 또는 하얀꽃에서 아름다운 향기가 나므로 백향나무라고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식물 분류학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이 아름답지 못한 이름을 아름답게 고칠라 해도 쉽사리 고칠 수 없는 것이 향명이다. 농촌을 찾아 나이 많은 이들에게 식물명을 물어보면 사람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각기 다르다. 정확한 향명을 어떤 것을 택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고민이 생긴다. 현재 책에 사용하고 있는 향명은 그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고 그 지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식물명을 향명으로 택하여 표준화하였기 때문에 좀 불편한 이름이라 할지라도 책에 있는 식물명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동안 몇몇 책들이 식물명의 통일없이 출판되어 마구 쓰이고 있기 때문에 식물을 배우는 이들에게 많은 불편과 오류를 범하고 있다. 식물에 대한 옳은 지식을 익히기 위하여는 식물도감을 보아야 하며 도감은 되도록 최신의 것이 제일 좋다고 하겠다.
우리나라 식물명을 소개한 오래된 책자는 향약채집월령, 향약본초, 동의보감, 산림경제중신론, 방약합편 등이며 이들은 모두 대부분 약용식물에 관한 것이다.
1900년 초에 조선식물 향명집이 나와 약 1500여 종류의 목초본에 대한 식물명을 기재하였다. 최근 사용하고 있는 식물명도 대부분 이들 책에서 발췌한 것이며 새로운 식물에 관하여는 책의 집필자가 식물의 형태, 유래, 용도 등을 참고하여 식물명을 붙인 것이다. 향명은 같은 나무라 하더라도 지방에 따라서 이름이 다르다. 참나무와 같이 나무종류는 다르나 넓게 한 종류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나무 이름을 어떻게 부르건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무 이름을 정확히 알고 올바르게 부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꼭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약용가치가 높은 후박나무는 남쪽 섬에 자라는 난대성 상록활엽 교목으로 그의 껍질은 고급 약재로서 사용되어 유명한 나무이나 근래 일본으로부터 도입되어 심고 있는 일본목련이 후박나무로 잘못 불리워져 많은 약재상이 이의 나무껍질을 후박피로 잘못 사용하는 일이 많다.
한약재로 이의 일본목련 껍질을 후박피로 쓴 한약이 과연 약효가 있을까…… 친구 이름도 잘 모르면서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 식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책을 쓴다든가 도감을 발행하는 학자들은 잘못된 이름이나 방언 등에 관하여 잘 기재를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 알고 있는 이름을 가지고는 그 식물에 관하여 아무리 공부를 할려고 해도 전혀 책에서 찾을 길이 없다.
근래에 관상수 업자나 식물을 다루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 멋대로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물명에 대한 혼란은 더욱 심각하다.
식물의 향명, 이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적용되고 알 수 있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전혀 통할수가 없는 식물명이기 때문에 모든 국가가 통할 수 있도록 과학명을 만들었으니 이것이 학명인 것이다. 학명은 라틴어로 표기되므로 발음이나 뜻이 좀 어려운 점이 있지만 이것은 과학인은 물론 식물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알아야하는 식물명이다.
앞으로 두개의 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오게 될 때 흔한 소나무라 하더라도 소나무라고 말을 하면 아무도 알 사람은 없다. 반드시 학명 pinus densiflora(피누스 덴시흘로라)라고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
앞으로 "식물의 향명과 특성"에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하게 이용되는 수종에 대하여 식물명의 내력과 방언, 나무의 성상, 생태, 용도 등에 대하여 논하고저 한다. 이 난이 한국의 식물을 잘 익히고 사용되는데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은행나무

 

학명: Ginkgo biloba L.
과명: 은행나무과
한명: 은행목(銀杏木)·공손수(公孫樹)·압각수(鴨脚樹)·백과목(白果木)·행자목(杏子木)
방언: 은응, 으능, 은응나무, 행자목
일명: いちよう, いてふ, きんなん
영명: Maiden-hair tree, silver-apricot
은행나무는 은빛의 살구씨 모양의 열매를 갖는다 하여 은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은행 열매가 늦게 달린다하여 공손수라는 이름이 있다. 내가 심어놓은 나무가 손자대에 이르러 빛을 본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동 압각수라는 이름은 은행잎이 오리의 발 모양으로 생겼다는데서 기인한 이름이며 하얀 과실을 맺는다하여 백과목, 살구씨와 같은 종자가 있는 나무라하여 행과목이라 불린다. 일본명 이쪼오는 한 잎을 가졌다 하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며 서양사람들도 하얀 살구씨라 하여 Silver-Apricot라 부르며 잎의 모양이 여자의 단발머리모양 곱고 아름답다 하여 Maiden-hair tree라 부른다.

 

은행나무는 원래 화석식물로 전 지구상에 넓게 분포되어 자라고 있었으나 빙하기를 맞이하여 자취를 감췄으며 그 전까지만 해도 잎은 현재의 것과는 다른 솔잎과 같이 여러 갈래로 갈라졌던 것을 화석에서 볼 수 있다. 은행나무가 왜 침엽수이냐 하는 질문을 받는 때가 상당히 많다. 하기야 생물학을 전공한 선생님들도 제대로 답변을 하기가 힘들다 한다.
은행나무는 겉씨식물 나자식물에 속한다. 나자식물이란 배주가 보호기관이 없이 겉으로 노출되어 있는 식물을 말하며 소나무과 측백나무과 등 바늘잎을 가진 나무들이 해당한다.
이것만으로는 침엽수란 설명이 부족하다. 은행잎을 자세히 관찰하여 보면 하나의 잎맥이 분화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차상으로 분지한 것이며 원래는 솔잎과 같이 하나의 맥을 가졌던 잎맥이 차츰 진화하면서 여러 개로 갈라진 것이 분명하다. 은행잎이 새로 돋아날 때 잎을 잘 관찰하면 잎 끝이 붙어있는 것을 희귀하게 발견할 수 있으며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도 하나의 바늘 잎이 갈라진 것이 증명된다.
은행나무의 원산지가 어디냐고 물으면 보통이라고 답변은 하고있지만 실제로 중국에서도 현재는 자생지가 없다한다. 오히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은행나무 중 우리나라의 것이 가장 오래되고 큰 것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수고 62m. 흉고직경 4m에 이르는 것으로 수령이 1100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것이라 생각된다. 필자가 지난 2월 영국의 Kew Garden에 갔을 때 그 곳 부원장이 큰 은행나무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기에 보았더니 수고가 약 15m에 달하는 정도였다. 우리나라 용문사의 은행나무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그것은 세계적 천연기념물이라 경탄하였다. 은행나무는 천연번식이 안되어 자연적으로 군생하는 곳이 없으며 인간의 생활권내에서만 잘살 수 있으며 人間의 도움에 의하여만 번성할 뿐이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숫나무가 따로 있으며 암나무가 10리쯤 떨어져 있어도 결실이 잘된다는 말이 있어 숫나무의 정력이 매우 강하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실은 은행나무의 숫꽃의 꽃가루가 일반수종과 달라 헤염털을 가지고 있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는 암나무까지도 능히 찾아간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1895년 일본의 평나오낭씨가 동경소석천 식물원에서 헤엄털이 있는 정충을 발견하여 은행나무가 더욱 유명하게 되었다. 여하튼 다른 수종에서 볼 수 없는 정충이 발견되어 공중을 헤엄치며 멀리까지 이동할 수 있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은행 종실을 싸고 있는 육질종의에는 Ginnol. Ginagoic acid. Bilolcol 등이 있어 발포성 피부염을 일으키며 종실을 생식하면 「하이트로 시아닉산」이 있어 사람에 따라서는 마비, 구토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그러나 잘 익혀서 요리를 하면 진미스럽기 때문에 고급요리 재료로 취급된다. 잎에는 B-Sitosterol이 있어 동맥경화예방효과와 Ethylene Glagcol이 있어 미용효과가 있으며 Kaempferol. Quercetin 성분이 있어 말초혈관확장 및 뇌혈관 영양제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목재는 가공성이 좋기 때문에 조각재, 소반 바둑판 등 넓게 사용한다. 은행나무는 약용, 식용, 목재, 조경용 등으로서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근래 잎의 용도가 확대되어 외국으로 수출이 많아짐에 은행 재배자가 대단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나무를 심을 때에는 먼저 잘 살 수 있는 곳을 택하여 심어야 한다.
원래 은행은 바람을 싫어하고 물기와 거름기를 좋아하는 수목이나 정체수가 끼어 뿌리의 호흡에 장애가 되는 곳은 부적당하다. 경사가 급한 산지는 토양수분이나 양료의 부족때문에 양호한 생장을 기대하기 곤란하며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계곡이나 산록은 부적하며 임록이나 마을변 등의 유휴지는 적지라고 하겠다. 특히 토양공격이 많아 산소의 양이 많고 수분유통이 잘 되는 곳이 최적지이다. 은행나무 품종에는 수양버들 모양 늘어지는 수양은행, 잎의 가장자리가 노란 금색은행, 잎이 깊게 갈라지는 가새잎 은행, 가지가 옆으로 퍼지지 아니하고 곧게 하늘로 치솟는 피라밋은행, 잎의 표면에 은행이 달리는 옆실은행, 잎이 새로 나올 때부터 황금색을 띄우는 황금은행이 보고되고 있으며 그밖에 다수확품종과 잎이 많이 달리고 두터운 품종들이 개발 중에 있다. 은행나무의 번식은 물론 종자로 파종하여 실생묘로 묘목을 얻어 식재하는 것이 장수목을 다량으로 확보하는 길이나 어려서 암수의 구별이 어렵고 목적에 맞는 묘목을 얻기가 힘들다. 예를 들면 가로수나 공원수는 반드시 숫나무를 심는 것이 필요하나 이의 선발이 어려우므로 접목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접목시는 나무의 가운데 자라는 정아를 채취하여 접목을 시키도록 하는 것이 수형을 바로 잡는데 유리하다.
접목은 춘기보다 당년 생장한 가지가 변화되기 직전 7월 중순 녹지 접목하는 것이 용이하다. 삽목도 잘되나 수형이 나쁘며 수령이 짧은 것이 단점이다.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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