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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고전) - 오층탑의 인연 8월 보름날 밤이면 황룡사 오층탑을 돌면서 자기 소원 세 가지를 외우며 기도를 드린다. 그러면 그 해가 가기 전에 그의 소원은 고스라니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명 처녀는,(이 나라를 흥하게 도와 주소서) (우리집 부모 형제에게 많은 복을 주소서) (그리고 이 몸에게, 좋은 낭군 한분을 점지해 주웁소서) 이렇게 세 가지 소원을 입속으로 외우면서 그 탑 둘레를 두 번 돌았다. 그리고 다시 이어서 세 번째 돌고 있는데 뜻밖에 반대쪽으로 돌아오던 웬 무사 한 분과 서로 마주치었다. 서로 주춤하는 동안에 두 남녀는 시선이 부디쳤다. 동시에 속으로 『어머나!』 소리를 치면서 쳐다보는 순간에 그만 만명 처녀의 정신이 깜박했다. 갑자기 오층탑 옆을 돌다가 우연하게도 만난 처녀와 무사. 그들은 서로 못볼 사람을 ..
옛 이야기(고전) - 천하장사 (하) 지난 줄거리 천하장사 길천은 호랑이, 곰등을 사냥하고 산에서 내려오는데 날이 저물어 쉬어 갈 곳을 찾기 위해 외딴집에 다달으니 주인왈 오늘 저녁에 도둑이 와서 생질녀를 첩으로 빼앗아 가는 날이니 제발 구해 달라는 하소연인즉 길천이 생질녀로 변장하여 신방에서 대기하고 있으니 도둑대장 무달이는 신부로 알고 길천이에게 덤벼든다. 길천은 돌덩이 같은 주먹으로 사정없이 후려치니 무달이는 혼미백산 도망가 버린다. 또한 길천은 주인의 부탁을 받고 도둑놈들을 소탕하기 위하여 소굴로 잠입하여보니 각 방마다 여승과 더불어 음탕한 짓을 하고 있어 길천은 분을 참지 못한다. 길천은 못 볼것을 보았다는 듯이 침을 탁 뱉고 다시 맨 구석에 있는 가장 큼직한 방 앞으로 가서 손가락에 침을 묻혀 문구멍을 가만히 뚫고 들여다보니 땡초..
옛 이야기(고전) - 천하장사 (상)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나이 열두살 때 임진왜란을 만나 여섯살난 동생을 등에 업고 산중으로 피난하여 3년 동안이나 초근목피로 연명을 하던 길천소년은 왜군이 물러가매 고향으로 돌아와 사촌형네 집에 몸을 의지하게 되었다. 남길천은 나이 스무살에 접어들자 기운이 장정 수십명을 능히 당할만 하고 또 몸이 날래어 주로 활과 철퇴를 가지고 산중으로 다니며 사냥을 하다가 짐승가죽을 팔아 그 돈으로 어린 동생을 서당에 보내는 한편 저녁으로는 열심히 병서를 익히고 낮이면 산으로 올라가 여러가지 무예를 연마했다. 스물네살이 되매 앉은자리에서 한말 술을 마시고 고기 열근을 먹으며 활을 쏘면 빚나가는 법이 없다. 어느해 초겨울, 길천은 곰의 가죽으로 만든 벙거지를 쓰고 50근 짜리 철퇴를 차고 활을 메고 철원 보가산으로 사냥을..
옛 이야기(고전) - 사슴 낭자 공자-용수는 고려 조정에서 상장군과 시중 벼슬을 겹쳐 지낸 세도가 쟁쟁한 최정승의 아들이었다. 그러한 가문의 귀공자인 만큼 문장에도 능할 뿐 아니라 소년 무사로서도 손색이 없는 편이며 더우기 그 부귀의 기상과 사치함이며 호협한 행동이 온갖 기예와 오락에 이르기까지 능하지 않은 바가 없었다. 그러한 중 또 사냥을 즐겨하는 그는 어느해 가을엔가도 서울(개성)서 약 백리밖 되는 산으로 사냥을 나갔었다. 창을 들고 말을 타고 단신으로 사냥을 나간 용수는 맑게 개인 하늘을 등지고 천붕만학이라 할 장산 골짜기를 종일토록 헤메어 다녔다. 그러나 짐승의 그림자란 구경할 수조차 없다가 붉은 낙조가 저녁 산비탈을 물들일 무렵에서야 건너면 절벽서 굴 밖으로 뒤쳐 달아나는 한 마리의 사슴을 발견했다. 그는 세차게 말을 휘몰며..
옛 이야기(고전) - 다시 찾은 애첩 옛날부터 글 잘하는 사람은 궁하다는 말이 있거니와 한익도 그 예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한익은 옛날 중국의 문장가로서 풍부한 시재를 가지고 문장대가의 말을 들으면서도 젊어서 한 때는 몹시 곤궁하게 지냈다. 그래서 과거에 오르기 전까지는 일개 초라한 서생으로 불우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한익에게는 단 하나인 지기의 벗 이씨가 있었다. 이씨는 재산이 거부요 성질이 호협해서 돈을 아끼지 않고 사람의 재주를 아껴주는 사람이었다. 이씨에게는 사랑하는 첩 유씨가 있었다. 얼굴이 절색이요, 노래 잘하고 춤 잘추고 시도 지었다. 이씨는 조용하고 경치 좋은 곳에 별장을 지어 놓고 거기서 유씨와 더불어 세월을 보내며 한익의 재주를 사랑하여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시를 읊곤 했다 나중에는 서로 만나기에 편케 하기 위해서 ..
처인체력단련장 9홀 티박스 관목, 단풍나무 식재 겨울철에 해가 들지 않는 홀과 답압으로 문제가 생긴 홀에 잔디 보식을 위해 묘판장 잔디를 사용했지만 부족해서 사용하지 않는 티의 잔디를 사용하다 보니 보식도 필요하고 불필요한 공간을 활용하고자 백철쭉과 홍단풍, 청단풍을 이식하였습니다. 날씨가 더워 걱정스럽지만 도전~ 했습니다. 9홀 백티의 모습입니다. 1/3 은 관목을 식재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심으면 너무 밋밋할 것 같아 복토를 해서 마운드를 줬습니다 10홀 그린 주변에서 백철쭉을 굴취했으나 부족하여 추가로 벙커 주변에서 또 굴취~ 식재하자마자 물을 줬지만 마르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인듯합니다. 식재 완료 사진~ 터파기 중입니다 11홀에서 굴취했습니다. 크기가 조금씩 달라서 낮은 지역에 큰 나무를 높은 곳에 작은 단풍나무 식재 심어놓고 전정 전의 ..
옛 이야기(고전) - 노파의 충고 때는 신라 제22대 지증왕 때 일이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지증왕은 시골의 마을을 돌았다. 누렇게 익은 황금물결의 벼이삭을 보면서 민정을 시찰한다는 것은 임금의 재미나는 행사에 속하는 그것이었다. 아! 이 나라의 아름다운 강산이여! 어느 임금이나 민정을 시찰하러 나오면 한 바탕 탄식하는 것은 우리 나라의 아름다운 강산이다. 그리고 그 뒤 미처 오는 탄성은 이 나라의 풍년을 노래하는 그것이었다. 시화년풍은 이 강산이 좋은 시절을 노래하는 그것이다. 지증왕이 민정을 시찰하여 돌아 나온 곳이 날기군이었다. 지존의 상감마다가 이 고을에 오시었다! 백성들은 어쩌다가 한번 오시는 임금님의 발자취를 무한한 영광으로 알았다. 임금이 백성을 사랑하느니 만큼 백성도 임금을 우러러 뵙기가 소원이었다. 한적하던 마을은 갑자기..
옛 이야기(고전) - 지네의 앙갚음 잠에서 깨어난 부인 유씨는 옆에 누워있는 남편의 얼굴을 들여보다가 별안간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나으리 얼굴에 박힌 그 붉은 점이 없어요」 「무엇이라고?」 남편인 김생은 소스라치듯 벌떡 일어나자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정말 괴이하게도 양미간에 있던 붉은 점이 사라져버리고 만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은지 두달 후 「여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요」 부인이 부끄러운 듯 빙그레 웃으면서 말을 건넨다. 「무엇이 이상하단 말이요」 「밥맛이 없고 하는 것을 보니 잉태한 것 같아요」 과연 열 달이 되자 옥동자를 분만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부인이 아들을 낳자 김생의 표정은 오히려 아내와는 정반대로 우울한 빛이 감돌았다. 그리고 동시에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기색이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아내의 몸 풀은 날짜가..
옛 이야기(고전) - 새옹지마 연산조 초엽 어느해 가을이었다. 청운의 큰 뜻을 품고 부지런히 학업을 닦기에 여념이 없던 김안국은 이날 밤도 역시 사랑에서 불을 켜지 않은 채 교교한 달빛 아래에 또렷또렷이 비치는 책장을 넘겨가며 홀로이 명랑한 음성으로 글을 낭독하고 있었다. 옥반에 구슬을 굴리는 듯한 청아한 목소리였건만 어느 대목에서는 마치 지금의 폭군(연산군)을 저주하는 원성과도 같았고 어느 글귀에 가서는 흡사히 이 세상을 고소하는 야유와도 같았으며 그리고 어느 구절에 이르러서는 꼭 백성들을 동경하는 호곡과도 같았다. 그같은 원성, 그같은 야유 그리고 그같은 호곡이 때로는 폭포 내리 쏟듯 때로는 냇물 구비치듯 높게 모질게 그리고 우렁차게 월광을 따라 사면으로 퍼져 나갔다. 이때였다. 서늘한 바람을 타고 은은히 흘러오는 글 소리에 평소..
옛 이야기(고전) - 천하일색 임진왜란 때 이야기다. 파죽지세로 몰려드는 왜병들로 인해 의주까지 피난을 가게 된 선조대왕은이 위급한 사태를 명나라에 알리고 구원병을 청하게 되었다. 이에 명나라에서는 이여송을 제독으로 한 구원병을 보내 주었는데 이 여송이란 자는 성격이 오만불손하고 횡포무쌍한 자로서 생사지탈권까지 겸하고 있어 심히 다루기 힘든자였다. 그런데 이 여송의 대군이 압록강을 건너 선 때는 이미 왜병들이 평양성을 점령하고 있는지 오랜 때였고 이순신 장군의 활약으로 본국으로부터 와야 할 보급 물자는 모조리 바닷물에 고사를 지내고 있던 형편인지라 전의를 상실하고 있는 판인데 별안간 명나라의 대군이 쳐들어 온다는 바람에 왜장 소서행장은 부득이 군대를 해주 방면으로 철수시키게 되었다. 이런 관계로 이여송의 군대는 왜병과 얼마 싸우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