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건2 옛 이야기(고전) - 기건(하) 길운이의 아버지가 말을 계속하는데 이러하다. “저희가 짐승의 밥이 되지 않고 대감마님 덕분으로 지하에 편히 쉬게 되었사오니 그 은혜를 갚을 길이 없사옵니다. 그러하여 그 은혜의 만 분의 일이라도 갚아 드릴까 하고 이렇게 찾아와 감히 아뢰옵니다” 길운이 아버지의 말에는 그만한 내력이 있다. 십여 년 전에 기건이 제주목사로 부임했을 대 그 지방 풍속을 고쳐준 일이 있는데, 그 중에 장례 지내는 일도 있었다. 제주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 시체를 산 속에 버리거나 물 속에 띄워 버리는 습관이 있었다. 그것을 정중하게 매장하도록 권장하여 그 때부터 시체를 매장하는 습관이 생겼다. 매장할 때에는 양지바른 좋은 땅을 골라하도록 지도를 했다. 길운이 아버지 말은 그것을 가리켜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것이다. 그 일을 .. 2018. 5. 9. 옛 이야기(고전) - 기건(상) 청파 기건은 다 쓰러진 헛간 암에 서서 감개가 헤아릴 길 없다 삼간누옥이란 말은 들었어도 이건 삼간도 못 된다. 이건 누옥이라고 해야 할까 그나마 누옥이란 말도 어울리지 않는다. 사람이 거처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하다(이 헛간에서 그분이 일생을 마치다니.) 기전이 "그분" 이라고 한 사람은 다른사람이 아니라 송설헌 권홍을 이르는 말이다. 권홍은 조선시대 태종 때의 명신이다. 그의 딸이 태종의 빈으로 있었고, 그는 영가군이라는 군호까지 받았다. 태종15년(서기 1415년)에 판도령부사(왕실의 친척의 친목을 위한 사무를 처리하던 "돈령부"의 종1품 벼슬)가 되었고, 세종 5년(서기 1423년)에는 영중추부사가되였다. 중추부는 왕명의 출납·병·숙위 등을 맡아보던 관청인데 그 무렵에는 중추원이라고 했다. 그 중추원.. 2018. 5.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