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8 무화과나무는 원래부터 우리나라에 있던것이 아니다. 무화과[Ficus carica]는 외국에서 들어온 나무이다. 겨울에는 잎이 떨어지는 과목인데 추위에 비교적 약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전남, 경남 등의 바닷가 지방에 재배하고 있다. 그리스, 이란 등은 오랜 옛적부터 무화과나무를 재식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것이 중국으로 들어온 것은 13세기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그보다 훨씬 뒤일 것이고 나무의 크기로 보아 최근에 재식을 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도토리처럼 보이는 무화과의 열매는 화탁과 화병(꽃대궁)이 비대해 지면서 많은 작은 꽃들을 주머니 안에 넣듯이 해서 발달한 것이다. 무화과 종류의 열매 이외에는 아마 이러한 구조를 가진 것은 없을 것으로 안다. 무화과에 신기함을 느끼는 것은 뭐니 해도 이러한 열매의 구조에 있다. .. 2020. 6. 9. 해당화 - 사실 해당은 아름다운 여자를 뜻하기도 한다 해당화(海棠花)하는 『해』가 바다의 뜻이고 보면 더 여성적인 맛이 강조된다. 바다 그것은 굽이치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해당화는 바닷가 모래사장에 피어서 멀리는 출렁이는 벽감의 파도와 그리고 가까이는 금싸래기처럼 부서져 반짝이는 모래알 햇볕에 어울리는 까닭에 해당화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짐작된다. 그 꽃잎이 너무 부드럽기에 털처럼 나부끼는 바다바람을 숨쉬기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바위 사이를 스치는 바람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말인가. 해당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여성스럽다. 흔히 보면 십대는 수줍고 이십 대는 발전적으로 여성답고 삼십 대는 대담하고 사십 대는 거칠고 오십 대는 막무가내로 되어 버리는 풍속이 있지만 해당화는 저윽이 이것을 싫어해왔다. 그러한 변화가 와야만 하는 주변 환경요인도 생각해 보았고 여.. 2020. 2. 27.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 시경에 나오는 복숭아 이 책에는 근 3천년 전부터의 노래가 실리고 춘추시대에는 이미 선비들의 교양서적으로 되었고 논어나 맹자에 인용되고 있다. 도지요요(挑之夭夭) 작작기화(灼芍其華) 도지요요(挑之夭夭) 유분기실(有賁其實) 도지요요(挑之夭夭) 기엽진진(其葉진진) 『복숭아나무의 우거짐이여 그 꽃의 아름다움이여 복숭아나무의 우거짐이여 열매의 토실토실함이여 복숭아나무의 우거짐이여 그 잎의 싱싱함이여』 정말 아름다운 노래인데 이 노래의 주인공은 복사꽃으로 표현된 아름답고 싱싱한 젊은 여자아이다. 시집갈 날을 앞 둔 아이를 생각하게 하는 노래이다. 서로 잘 어울린다. 봄이면 꽃. 꽃 하면 봄인데 봄을 생각나게 하는 꽃은 수없이 많다. 할미꽃, 제비꽃, 민들레, 진달래, 살구꽃 그리고 복숭아꽃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나의 살던 고향은 말.. 2019. 6. 6. 동백나무 이야기 - 극동지방에 있어서 난대를 대표하는 수종 동백나무, 울릉도 도동 뒷산 낮은밭 언덕에 동백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었다. 동해 한복판에 우뚝 솟아 오른 울릉도,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바닷물과 우리나라 남쪽해협에서 올라가는 따뜻한 바닷물이 만나서 소용돌이치는 곳에 화산이 폭발해서 성인봉을 만들고 그 기슭에 동백나무를 키우고 있다는 것은 울릉도가 동해바다의 꿈이란 것을 말해준다. 산꼭대기에는 흰 눈이 길길이 쌓여있는 데에도 아랫쪽에서는 피를 토한 듯한 동백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꿈과 같은 대조이기 때문이다. 눈녹은 찬물을 마시고 꽃을 피우는 동백나무의 섭리는 신비스러운 설계 위에 서있다. 동해에 내려 쪼이는 햇볕을 모조리 모으는 울릉도에서 동백나무는 그 잎으로 태양의 영광과 은혜를 한없이 즐긴다. 번쩍이는 두터운 잎이 그것을 말해 준다. 햇볕을 즐긴다는.. 2019. 5. 14. 물참나무 - 진실로 나무다운 나무를 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참나무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잎과 열매의 생김새로서 구별이 된다. 잎이 넓은 것 좁고 긴 것, 잎의 톱니가 날카로운 것, 무디게 둥근 것, 잎 뒤에 털이 있는 것 없는 것, 열매가 일 년 만에 익는 것, 두 해만에 익는 것, 열매를 담고 있는 종지(殼斗 cup)의 인편이 긴 것 짧은 것 등 그 차이가 구구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것을 따져 종류를 구별한다. 우리나라 나무의 대표를 들라하면 참나무(oak)를 말해야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우리나라의 숲을 그냥 두어 오랜 세월이 지난다면 그때에는 우리나라 산의 대부분이 참나무 종류로 덮이게 되는데 이유가 있다. 이것은 온대 지방을 두고 말하는 것이고 사실 우리나라는 온대지방에 해당하는 면적이 무엇보다도 넓기 때문이다. 일본의 온.. 2019. 4. 25. 찰피나무 이야기 - 삿자리 재료 피나무라 하면 목재가 아름답고 결이 고와서 바둑판으로 값지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피나무 꿀은 이름이 나서 밀원 수목으로 숭상되며 나무 모양이 단아해서 미화 수목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지금은 거의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지난날 우리나라의 산골집에서는 흔히 『암페라』라고 해서 피나무를 재료로 써서 만든 삿자리를 방에 펴고 살아왔다 피나무는 한문자로 『피목(皮木)』으로 쓰는데 이것은 껍질 즉, 섬유의 쓸모가 많은데 있다. 피나무를 학술적으로는 『틸리아』(tilia)라 한다. 이 말은 그리스말 『틸 로스』(tilos)에 유래되었고 뜻은 섬유를 가리킨다. 옛적에는 피나무에서 섬유를 얻어 옷도 만들고 새끼줄, 어망, 도랭이, 물건을 담는 각종의 용기류를 만들었다. 피나무의 섬유로 모기장을 만들어쓴 민족도 있다. .. 2019. 4. 22. 진달래 나무이야기 - 산성 땅에서 무성한 자람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생태학적으로는 낙엽활엽수림으로 된 원래의 식생이 파괴되면 그 뒤 소나무 숲이 들어서게 되고 다시 소나무 숲이 상처를 받게 되면 그 뒤에는 진달래밭으로 변한다. 진달래는 숲이 상당히 황폐한 징조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사실 진달래가 많이 나있는 곳은 임업적으로 본 생산성 또는 경제성은 낮다. 진달래는 대표적인 호산 성식 물이고 진달래가 잘 자란다는 것은 그만큼 땅이 산성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말한다. 산 땅은 어느 곳이나 대체로 산성이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좋은 나무가 잘 자랄 수 없다. 높은 산에 나는 들쭉나무도 진달래과에 들어가는데 이것도 강한 산성 땅에서 무성한 자람을 보인다. 대체로 진달래과의 나무들은 모두 그 특성으로서 산성 땅을 즐기고 있다. 진달래의 뿌리를 보면 털과 같은 잔.. 2019. 4. 18. 조경수로 쓰이지 않는 옻나무 쓰임과 이야기 옻나무 하면, 어제오늘 알려진 나무가 아닐진대 이는 동양의 특산물로서 지금으로부터 약 2,400년 전부터 일상에 쓰여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낙랑시대의 고분에서 출토된 칠기가 지금도 제 빛깔을 내고 있다 하니 그 유구성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고려 성종때만 하여도 각도 주현으로 하여금 땅의 질에 따라 전토를 이루지 못하는 데는 뽕 나무를 심게하는가 하면 옻나무 심기를 각 지방관서에 권장하였으며 인종때는 백성으로 하여금 시절을 따라서 옻나무를 비롯하여 과목에 이르기까지 때를 맞추어 심게 하여 백성들의 생리를 일으켰으며 민가의 토의대로 나무를 심게 하였으되 이를 심지 아니한 자는 벌을 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옻나무를 많이 심은 자에게 많은 포상을 내렸다는 것이다(반계수록). 당시만 하여도 이웃 중국나라와 .. 2018. 7.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