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해1 옛 이야기(고전) - 신방이변 김시해라는 사람은 이조 때 과거에 장원하여 예조판서까지 지낸 사람이다. 나이 열 여덟에 비로소 장가를 들어 처갓집에서 삼일을 치르기 되었다. 그런데 삼일째 되는 날이 마침 음력정월 보름이었으므로 다리를 밟으며 달구경을 하며 소요하다가 공교롭기도 한 글방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을 만났다. 고금을 막론하고 새로 결혼한 사람에게 한턱 울겨 먹으려고 하는 것은 오백년 이래로 전해 내려오는 풍속이라, 그날 밤에도 시해 소년 역시 장난꾸러기 친구들에게 붙들려서 어느 술집에 들어 술을 한턱 사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밤이 상당히 으슥해지도록 술들을 마신 끝에 모두 곤드레 만드레가 되어 제각기 집이 돌아갔다. 그러나 시해 소년은 먹지도 못하는 술을 친구들 강권에 못 이겨 지나치게 받아 마신 터이라 휘청대는 다리를 간신히 .. 2018. 6.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