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옛 이야기(고전) - 남장 공주 세조가 등극한 지 얼마 안된 후의 일이다. 아직도 햇살이 따가운 초가을 어느 날 충청도 계룡산 산길을 석양을 등에 지고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 두 나그네가 있었다. 묵묵히 땅만 내려다보고 걷고 있는 그들의 발걸음은 천근이나 무거워 보였다. 짚신 감발에 홀가분한 차림새이건만 등에 지고 가는 개나리 짐의 무게일까? 아니면 먼길을 줄창 걸어오느라 발이 부르터서일까? 앞서 가는 젊은 나그네는 거의 발을 끌다시피 옮겨 놓는 것이었다. 뒤따라가는 중년객도 눈에 띠이게 두발을 절뚝거리고 있었다. 「아유! 이젠 더 못 가겠소. 여기서 좀 쉬어가요.」 앞서 가던 젊은이가 큰 노송나무 밑에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며 애원하듯 말했다. 뒤따르던 중년객은 얼른 자기 봇짐을 내려놓고, 젊은이 등에 있는 조그만 보따리를 공손히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