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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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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고전) - 석상의 화신 下 『떽기 무슨 말버릇이 그렇담? 알고 싶다면 좀 더 정중하게 물어야지!』 『예! 그럼 잘못했읍니다. 좀 알려주세요! 호호홋!』 『아니 아직 주인댁이 날 덜 믿는 것 같아! 그럼 더 믿도록 해주지!』 『어떻게요?』 『맞으면 맞고 틀리면 틀린다구 하라구 주인댁은 남편 몰래 부엌 밑바닥에다 항아리를 묻고 돈을 감춰둔게 있지?』 『네?』 주모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남편조차 몰래 숨겨둔 돈을 알아내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그렇다고 막상 실토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그렇다고 치고요! 또요!』하고 얼버무리자 『그래도 솔직하지 못하군! 그럼 그 돈이 전부 얼마나 되나 알겠는가? 아마 주인댁도 나만큼은 모를꺼요!』하니 주모는 얼결에 『글쎄 저도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어요!』했다. 그러자 노인은 『그렇게 나와..
옛 이야기(고전) - 석상의 화신 上 안동고을에 찢어지게 못사는 모녀가 살았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는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자리에 누운지 여러 해가 되니 집안 꼴이야 말할 수 없게 되고 관가에서 삼천 량이나 되는 돈을 꾸어 빚방석에 앉게 되었다. 어린 달래가 남의 집 품팔이를 하면서 단 얼마라도 어머니의 약값에 보충해 보려고 애를 쓰는 것이었지만 큰 보탬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 얼마 전의 일이다. 갑자기 달래네 고을에 나라에서 보낸 암행어사가 내려온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암행어사라면 탐관오리를 징계하는 것은 물론이요 그 고을에서 일어나는 대소 송사와 재정문제 등을 다스렸는데 안동부사는 암행어사가 내려 온다는 말에 즉시로 달래네 집에 군졸을 보내어 삼천 냥의 빚을 아무날 아무시까지 갚도록 하라고 전갈을 했던 것이다. 당시 포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