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옛날 이야기 (109) 썸네일형 리스트형 옛 이야기(고전) - 천하장사 (상)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나이 열두살 때 임진왜란을 만나 여섯살난 동생을 등에 업고 산중으로 피난하여 3년 동안이나 초근목피로 연명을 하던 길천소년은 왜군이 물러가매 고향으로 돌아와 사촌형네 집에 몸을 의지하게 되었다. 남길천은 나이 스무살에 접어들자 기운이 장정 수십명을 능히 당할만 하고 또 몸이 날래어 주로 활과 철퇴를 가지고 산중으로 다니며 사냥을 하다가 짐승가죽을 팔아 그 돈으로 어린 동생을 서당에 보내는 한편 저녁으로는 열심히 병서를 익히고 낮이면 산으로 올라가 여러가지 무예를 연마했다. 스물네살이 되매 앉은자리에서 한말 술을 마시고 고기 열근을 먹으며 활을 쏘면 빚나가는 법이 없다. 어느해 초겨울, 길천은 곰의 가죽으로 만든 벙거지를 쓰고 50근 짜리 철퇴를 차고 활을 메고 철원 보가산으로 사냥을.. 옛 이야기(고전) - 사슴 낭자 공자-용수는 고려 조정에서 상장군과 시중 벼슬을 겹쳐 지낸 세도가 쟁쟁한 최정승의 아들이었다. 그러한 가문의 귀공자인 만큼 문장에도 능할 뿐 아니라 소년 무사로서도 손색이 없는 편이며 더우기 그 부귀의 기상과 사치함이며 호협한 행동이 온갖 기예와 오락에 이르기까지 능하지 않은 바가 없었다. 그러한 중 또 사냥을 즐겨하는 그는 어느해 가을엔가도 서울(개성)서 약 백리밖 되는 산으로 사냥을 나갔었다. 창을 들고 말을 타고 단신으로 사냥을 나간 용수는 맑게 개인 하늘을 등지고 천붕만학이라 할 장산 골짜기를 종일토록 헤메어 다녔다. 그러나 짐승의 그림자란 구경할 수조차 없다가 붉은 낙조가 저녁 산비탈을 물들일 무렵에서야 건너면 절벽서 굴 밖으로 뒤쳐 달아나는 한 마리의 사슴을 발견했다. 그는 세차게 말을 휘몰며.. 옛 이야기(고전) - 다시 찾은 애첩 옛날부터 글 잘하는 사람은 궁하다는 말이 있거니와 한익도 그 예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한익은 옛날 중국의 문장가로서 풍부한 시재를 가지고 문장대가의 말을 들으면서도 젊어서 한 때는 몹시 곤궁하게 지냈다. 그래서 과거에 오르기 전까지는 일개 초라한 서생으로 불우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한익에게는 단 하나인 지기의 벗 이씨가 있었다. 이씨는 재산이 거부요 성질이 호협해서 돈을 아끼지 않고 사람의 재주를 아껴주는 사람이었다. 이씨에게는 사랑하는 첩 유씨가 있었다. 얼굴이 절색이요, 노래 잘하고 춤 잘추고 시도 지었다. 이씨는 조용하고 경치 좋은 곳에 별장을 지어 놓고 거기서 유씨와 더불어 세월을 보내며 한익의 재주를 사랑하여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시를 읊곤 했다 나중에는 서로 만나기에 편케 하기 위해서 .. 옛 이야기(고전) - 노파의 충고 때는 신라 제22대 지증왕 때 일이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지증왕은 시골의 마을을 돌았다. 누렇게 익은 황금물결의 벼이삭을 보면서 민정을 시찰한다는 것은 임금의 재미나는 행사에 속하는 그것이었다. 아! 이 나라의 아름다운 강산이여! 어느 임금이나 민정을 시찰하러 나오면 한 바탕 탄식하는 것은 우리 나라의 아름다운 강산이다. 그리고 그 뒤 미처 오는 탄성은 이 나라의 풍년을 노래하는 그것이었다. 시화년풍은 이 강산이 좋은 시절을 노래하는 그것이다. 지증왕이 민정을 시찰하여 돌아 나온 곳이 날기군이었다. 지존의 상감마다가 이 고을에 오시었다! 백성들은 어쩌다가 한번 오시는 임금님의 발자취를 무한한 영광으로 알았다. 임금이 백성을 사랑하느니 만큼 백성도 임금을 우러러 뵙기가 소원이었다. 한적하던 마을은 갑자기.. 옛 이야기(고전) - 지네의 앙갚음 잠에서 깨어난 부인 유씨는 옆에 누워있는 남편의 얼굴을 들여보다가 별안간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나으리 얼굴에 박힌 그 붉은 점이 없어요」 「무엇이라고?」 남편인 김생은 소스라치듯 벌떡 일어나자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정말 괴이하게도 양미간에 있던 붉은 점이 사라져버리고 만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은지 두달 후 「여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요」 부인이 부끄러운 듯 빙그레 웃으면서 말을 건넨다. 「무엇이 이상하단 말이요」 「밥맛이 없고 하는 것을 보니 잉태한 것 같아요」 과연 열 달이 되자 옥동자를 분만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부인이 아들을 낳자 김생의 표정은 오히려 아내와는 정반대로 우울한 빛이 감돌았다. 그리고 동시에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기색이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아내의 몸 풀은 날짜가.. 옛 이야기(고전) - 새옹지마 연산조 초엽 어느해 가을이었다. 청운의 큰 뜻을 품고 부지런히 학업을 닦기에 여념이 없던 김안국은 이날 밤도 역시 사랑에서 불을 켜지 않은 채 교교한 달빛 아래에 또렷또렷이 비치는 책장을 넘겨가며 홀로이 명랑한 음성으로 글을 낭독하고 있었다. 옥반에 구슬을 굴리는 듯한 청아한 목소리였건만 어느 대목에서는 마치 지금의 폭군(연산군)을 저주하는 원성과도 같았고 어느 글귀에 가서는 흡사히 이 세상을 고소하는 야유와도 같았으며 그리고 어느 구절에 이르러서는 꼭 백성들을 동경하는 호곡과도 같았다. 그같은 원성, 그같은 야유 그리고 그같은 호곡이 때로는 폭포 내리 쏟듯 때로는 냇물 구비치듯 높게 모질게 그리고 우렁차게 월광을 따라 사면으로 퍼져 나갔다. 이때였다. 서늘한 바람을 타고 은은히 흘러오는 글 소리에 평소.. 옛 이야기(고전) - 천하일색 임진왜란 때 이야기다. 파죽지세로 몰려드는 왜병들로 인해 의주까지 피난을 가게 된 선조대왕은이 위급한 사태를 명나라에 알리고 구원병을 청하게 되었다. 이에 명나라에서는 이여송을 제독으로 한 구원병을 보내 주었는데 이 여송이란 자는 성격이 오만불손하고 횡포무쌍한 자로서 생사지탈권까지 겸하고 있어 심히 다루기 힘든자였다. 그런데 이 여송의 대군이 압록강을 건너 선 때는 이미 왜병들이 평양성을 점령하고 있는지 오랜 때였고 이순신 장군의 활약으로 본국으로부터 와야 할 보급 물자는 모조리 바닷물에 고사를 지내고 있던 형편인지라 전의를 상실하고 있는 판인데 별안간 명나라의 대군이 쳐들어 온다는 바람에 왜장 소서행장은 부득이 군대를 해주 방면으로 철수시키게 되었다. 이런 관계로 이여송의 군대는 왜병과 얼마 싸우지도 .. 옛 이야기(고전) - 원효대사 요석공주는 신라의 태종 무열왕의 마님이다. 무열왕의 이름은 김춘추이며 그의 아내는 김유신 장군의 누이동생 문명부인이다. 보름달처럼 둥그스럼한 얼굴에 눈이 가느스름하면서도 영롱히 빛나는 요석공주의 이름은 아유타이다. 아유타는 화랑도의 한 사람인 건진랑에게 시집간지 사흘만에 과부가 되어 친정에 돌아와 지냈다. 아직 나이도 젊으려니와 그녀는 명랑한 성품에 음성이 매우 고왔다. 그러한 아유타는 아무도 모르게 누구를 애타게 그리워하고 있었으니 그는 곧 원효대사였다. . 헌데 이 원효대사를 은근히 사모하고 있는 사람은 아유타 뿐이 아니라 나라의 지존이신 선덕여왕도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선덕여왕은 어느 비오는 날 조용한 자리에서 원효대사를 만났다. 그곳에는 아유다가 혼자 여왕을 모시고 있었다. 왕은 아유타를 이윽히.. 옛 이야기(고전) - 효녀 홍장 이 이야기의 주인공 처녀는 심청전에는 심청인 대신 여기는 원홍장이요. 심청의 아버지는 심학규인 대신 홍장의 아버지는 원량이요, 원량의 고향은 충청도 대흥인 것이 서로 다르다. 충청도 대흥이라는 곳이 원량이라는 장님이 있었다. 원량은 일찍 아내를 여의고 그 외에 한 사람의 친척도 없이 외로이 살아가는데 다만 조그마한 딸 하나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홍장이었다. 홍장은 나이 비록 어렸으나 눈 어두운 아버지를 지성으로 봉양하였다. 헌데 홍장은 얼굴이 절색이어서 사람마다 탐을 냈다. 어느 날 홍장의 아버지 원 봉사가 문밖을 나서 어디로 가던 중에 진에서 한 중을 만나니, 그는 홍법사 화주승, 즉 돈 얻으러 다니는 중으로 이름은 성공이라 하였다. 성공은 원봉사를 만나 고개를 깊이 숙여 절하며, 「여보시오, 당신과 .. 옛 이야기(고전) - 어사와 김진사 정 만석은 젊어서 일찍 전라도 어사가 되어 여러 고을을 돌아다니는 중에 어느 한 곳에 이르러 주막에서 하룻밤을 지내는디 곁에 모여 앉온 농부들이 말을 주고받는 것을 듣게 되었다. 『여보게, 대관절 그 김진사란 사람이 어디서 온 사람인가?』 『글세 말여,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더군.』 『그 양반 따라 다니는 부사들도 얼만지 모를 정돌세.』 『아 돈도 무지무지 많은가 본데.』 『글세 그 돈이 웬건지 수상쩍기도 해.』 『매번 보면 어디로 몰려갔다가 한번씩 지나서 돌아 올 적에는 수백냥씩 싣고 오데.』 『그래서 모두 도깨비 같다는 둥, 무슨 도둑의 괴수라는 둥 하잖는가베.』 어사는 한쪽 구석에 누워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김진사란 사람이 이상스런 사람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 이전 1 ··· 3 4 5 6 7 8 9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