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강세에서 초반 약세까지 변하는 주식시장 순환의 고점에서 시작하자. 이 시점에서 경기 순환은 경기 팽창 후반기에 있으며, 아마도 극심한 경기 과열인 꼭대기로 치달을 것이다. 이때쯤이면 연준은 높이 치솟는 경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서너번, 심하면 다섯 번 이상 금리를 인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소매는 계속 크리스마스 시즌의 흥청거림을 유지하며, 소비자 신뢰도는 위험할 만큼 과도하게 증가하고, 공장의 생산과 가동률은 인플레이션 문지방을 넘나들고, 에너지 가격은 상승하는 데다, 최신 경제 보고서마다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를 제시한다는 점도 월스트리트를 더욱 긴장시킨다.
월스트리트의 스마트머니가 화장품, 식품, 제약 같은 소비 비순환재 업종과 의료 업종으로 방어적인 교체를 시작하는 것이 바로 이 초반 약세 국면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스마트머니가 금융정책을 이용해 경제를 조율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시점에서 전문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를 자주 인상할 것이며 따라서 경제는 연착륙용 완충 장치도 없이 곧장 경기 침체로 뛰어들 것이라고 장담한다.
경제가 꼭대기에 이른 다음 침체 쪽으로 위험하게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생산 감소와 소비자 신뢰도 하락, 실업률 증가, 노동시간 단축, 공장 가동 중단이 일어난다. 이 모든 것은 연준으로 하여금 고통스럽지만 분명한 결론을 내리게 할 것이다. 이자율을 억제하는 브레이크가 터져나가 충돌할 지경이 된 것이다!
아마도 몇 달 동안 이를 악문 끝에 겨우 이것을 깨달은 연준은 마침내 방향을 바꿔, 지금까지 목을 조이던 환자를 소생시키기 위해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기 침체 중반에 연준의 딜레마가 있다. 판매가 둔화되고 재고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 사장들은 연준의 새로운 조치를 이용할 마음이 없다. 따라서 침체하는 경제를 자극할 공장과 설비에 대한 투자를 자제할 것이다. 또 금리를 인하해도이제 신중해진 소비자들은 어떤 이웃처럼 실업자 대열에 끼게 될까 봐 마음을 졸이기 때문에 흥청망청 돈을 쓸 가능성이 없다. 기업과 소비자의 망설임 때문에 연준의 잦은 금리 인하는 경제에 거의 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 대신 경기는 침체가 너무 깊지 않기만 바라는 속에서도 몇 차례나 바닥으로 추락할 것이다.
주식시장이 후반 약세 국면으로 이동하는 것은 이런 바닥 근처에서다. 이 국면에서 스마트머니는 가장 먼저 공익사업 업종으로, 그다음엔 소비 순환재와 금융 업종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공익기업은 상당히 자본집약적이어서 수익이 금리 수준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대단히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이와 동시에 후반 약세 국면에서는 세계적으로 석유와 가스, 석탄의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이 경기 침체기에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며, 따라서 이것도 공익사업 업종의 수익을 키워준다.
자동차와 주택 같은 소비 순환재 업종은 계속되는 수요 감소로 최저 수준의 가치에 이르렀다. 그러나 금리가 낮아지면서, 고가품 수요를 억제해온 소비자들이 몰려들면 활발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연이은 금리 인하가 증권회사와 투자회사 같은 다른 업종들을 도와주듯이, 이번에는 은행과 가계금융 같은 주요 업종들을 도와줄 것이다.
지금까지 금리 인하는 다양한 업종에 경기 부양이라는 총체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경기 부양책이 취해지면 경제는 대부분 금방 살아나기 시작한다. 회생 신호는 철도와 트럭 같은 육상 운송 업종에서 가장먼저 나타나기 때문에, 스마트머니는 증시의 초반 강세 국면에서 그런 업종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기업들이 생산을 꾸준히 늘리고 판매가 계속 상승하는 시점에는 실제로 상황이 서서히 좋아진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 시점에는 기업들이 아직 공장과 설비 투자에 나설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스마트머니는 경제가 회복 중반 국면을 향해 쉬지 않고 달려감에 따라 생산력 증가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커질 때쯤이면 설비도 닳기 시작한다는 것을 완벽하게 간파한다. 그래서 주식시장이 중반 강세 국면에 들어서고 공장의 수주가 증가하기 시작할 때 월스트리트의 스마트머니는 가장 먼저 기술 업종으로 이동하고 다음에는 자본재 호황으로 이익을 얻을 모든 업종, 예를 들어 농업 설비와 산업 기계에서 공구와 전자제품까지 이동할 것이다.
이제 경제는 모든 면에서 잘 돌아가고 있다. 이 국면에서 소매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고용보고서는 평균 노동시간과 초과 노동시간 증가와 함께 경제가 완전고용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고, 전국 구매관리자협회지수는 60대로 상승하면서 매우 느린 납품 실적을 보여주며, 공장 수주와 가동률은 새로운 정점에 다가가고 있다. 이에 알루미늄, 화학, 제지, 철강에 대한 수요가 절정에 오르면서 스마트머니는 기간산업과 원자재 업종으로 이동한다.
이즈음에서 잔칫상을 치우려는 사람이 누군지 맞혀보시라. 그렇다. 연준이 또다시 이 과정에 끼어들 가능성이 있고, 물가 상승 조짐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는 때가 바로 이 시점이다. 또한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는 때도 이때다. 실제로 공급이 빠듯해지면 OPEC은 유가를 인상하기 시작하고, 연료유와 휘발유가 부족해지기 시작한다. 이때쯤이면 스마트머니는 OPEC의 배럴당 원유가와 함께 엄청나게 상승하게 될, 변동성이 어마어마한 에너지 주로 이미 이동한 후다.
마침내 연준이 계속 금리를 인상하고 석유 파동이 기업과 소비자를 강타하면서 경기 순환은 피할 수 없는 정점에 도달할 것이다. 이 변환 시점에서 경제 보고서들은 아주 혼란스러워진다.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 같은 경제 지표들은 계속 물가 상승 신호를 보내는 반면, 소매 매출과 실업수당 청구 실적 같은 자료들은 경기 위축을 제시한다. 그러는 동안 연준의 금리 인상이 악영향을 나타내 기업들이 하나둘 실적 예상치를 달성하지 못한다. 이 시점에서 화가 난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내던지기 시작하고, 결국 기술과 통신 같은 업종 전체가 폭락하기 시작한다.
이때 스마트머니는 이런 초반 약세 국면을 미리 눈치채고 하락세에접어든 주식들을 공매도하거나, 방어적인 조치로 식품, 제약, 의료 업종으로 물러선다. 그리고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 우리는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가고 쌍둥이 순환은 되풀이된다.
휴우! 조금 어지럽지 않은가? 그러나 이 쌍둥이 순환을 타고 가다보면 도중에 얼마나 많은 거래 기회가 나오는지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경기 순환과 주식시장 순환, 이 두 가지와 더 잘 어울릴 방법을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