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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옛날 이야기

보물주머니가 묻혀 있는 나지막한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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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남쪽에 위치해 있는 보문산 (457m)에는 보문산성, 보문사지, 야외 음악당, 전망대 유희시설, 케이블카가 있으며 시루봉길등 10여 개의 등산로와 20여 개소의 약수터가 있다. 특히, 시기념물 제10 호인 보문산성은 1991년 12월 백제산성 중 최초로 복원되었다. 본래 이 산은 보물이 많다 하여 보물산이라 부르다가 후에 보문산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는데, 산이름과 관련된 전설을 소개한다. 
아득한 옛날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마음씨 착한 나무꾼이 있었다. 그런데 이 나무꾼에게는 골칫거리 형이 한 명 있었다. 방 탕한 생활을 하다가 혼기를 놓친 형은 매일 술을 마시고 주정을 일삼는 것으로 부모와 동생을 괴롭혔다. 사람들은 형의 행실을 손가락 질 하며 형의 몫까지 대신하면서도 불평 은커녕 묵묵히 일을 하는 동생을 칭찬했다. 
하루는 나무를 하러 갔던 동생이 갑자기 몸이 아파 다른 때보다 일찍 산을 내려오게 되었다. 땔나무를 해다 장에 나가 팔아서 가족들의 끼니를 책임져야 하는 그로서는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었다. 때마침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에 현기증을 느낀 나무 꾼은 지게를 노송 옆에 받쳐 놓고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그가 주저앉은 산길 옆에 조그마한 샘이 하나 있었다. 갈증을 느낀 그가 물을 떠마 시려고 샘으로 다가갔을 때 따가운 햇볕에 꿈틀거리는 물고기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몇 시간이나 버둥댄 것일까. 물고기는 비늘이 벗겨져 핏빛 살갗이 드러나 있었다. 나무꾼은 다 죽어가는 물고기를 잡아서 샘물 속에 넣어주었다. 
물고기가 물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물을 떠마신 다음 돌아서자 방금 전까지 물고기가 퍼덕거리던 자리에 '은혜를 갚 는 주머니'라고 적혀 있는 작은 뭉치가 놓여 있었다. 
그 주머니에 동전 하나를 넣어보았다. 그러자 주머니에서 똑같은 동전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물고기를 살려준 덕분에 나무꾼 은 더 이상 날품팔이를 하지 않아도 평생 먹고살 만큼 큰 부자가 된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욕심쟁이 형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동생의 요술주머니를 빼앗아 가지고 멀리 도망가 살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형은 동생에게 주머니를 한 번 만져보자며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착한 동생은 의심하지 않고 주머니를 형에게 내주었다. 
형은먼저 작은 구슬을 주머니에 넣어 시험해 보았다. 순간 주머니에서 같은 모양의 구슬이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이것 보세요. 형님. 신기한 주머니죠. 이 제 우리 식구들은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돼 있어요." 
동생이 쏟아지는 구슬을 지켜보며 좋아하는 사이에 형은 주머니를 들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동생이 형을 쫓아가 주머니를 찾으려고 옥신각신 다투게 되었다. 그 와중에 주머니는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흙이 주머 니로 들어가게 되었고, 이때부터 걷잡을 수 없이 흙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 벌판에 쌓이게 되어 산을 이루니 그것이 보문산이라고 했다. 
인간의 탐욕이 평화로운 마을 하나를 덮 어버렸지만 이 속에 자애로운 나무꾼의 심성이 묻혀 있어 오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을 비우게 하는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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