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 농업은 생명을 살리는 분야로 그 의미와 가치가 동일하고 동등한 중요성을 가진다. 의학에서는 강한 약성과 함께 부작용이 있는 약재를 사용하는 것이고 식치(食治)라는 것은 농업에서 생산된 안전하고 부작용이 없으면서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농산물을 이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우리 나라의 가정이 핵가족화, 싱글족, 노인인구의 증가 등으로 점차 새로운 농산물 소비의 트랜드가 형성되고 있다. 새로운 농산물의 트랜드는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지만 새로운 트랜드 가운데 Easy cook, Easy eat, Easy health가 주 목받고 있다.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는 식품의 안정성, Slow food, 유기농 농산물 등을 한단계 더 쉽게 요리하
고, 쉽게 먹을 수 있으며 동시에 건강에도 좋은 것을 찾고 있는 것이다.
혼자 사는 노인들뿐 아니라 노부부들, 부모들과 독립해서 나오는 자녀들은 각자 작은 원룸이나 자신만의 공간을 갖게 되고 정작 예전처럼 4인 이상의 가족의 모습은 대한민국에서 그 반을 차지 하지 못하고 있다. 예전의 한마당에서 8촌이 난다는 시대에서 이제는 나홀로족이나 단촐한 부부끼리 사는 시대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는 빠르고 바쁜 경제활동 증가와 갖가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변화와 더불어음식의 문화, 먹거리의 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Easy cook, Easy eat, Easy health에서 Easy health 부분을 좀더 살펴보자.
한국 사람들은 음식을 섭취할 때 건강과의 연관성에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건강에 좋은 농산물일 경우 그 가치를 더 평가해주고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면 그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로부터 음식을 통해서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증진시켰던 기록들은 많이 나타난다. 생식을 하던 시대에 생식으로 인한 설사병이 문제가 되자 이를 화식으로 바꾸어 먹게 한 뒤로 설사병이 없어졌다는 기록도 있다. 또한 고대의 무병장수를 꿈 꾸던 권력자인 경우에는 의학적인 면과 음식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게 된다. 따라서 식의와 식치라는 개념이 고대부터 정립되게 된다.
옛날 손사막이라는 명의도 의사가 병을 치료할 때는 먼저 음식으로 치료하고 음식치료가 효과가 없으면 약으로 치료하라고 하였다. 질병의 발생과 치료가 음식으로 인함을 강조한 내용은 한의학서적에 보편적인 병리학적 이론이다. 요즘 현대의 건강식을 이야기할 때 소식, 제철 음식, 짜지 않고, 달지 않으며, 기름지지 않고, 간소하며, 잡곡과 채식을 위주로 한 담백한 식사를 강조하듯이 한의학에서도 이런 식단을 최고의 건강식으로 강조하였다.
과연 식품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질병도 치료할 수 있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은 한의학의 의서 중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평상시 늘 먹을 수 있는 식품과 그 식품이 가지는 효능에 대해서 예방 의학적 측면과 질병 치료의 측면에서 분류해 놓았다. 예를 들면, 밀이 익지 않아 물에 뜨는 종자를 건조하여 다한증에 사용하였고 찰벼의 뿌리수염을 9~10월에 베어내어 건조한 후 위장을 튼튼히 하고 땀을 멎게 하는데 사용하기도 하였다.
대추의 경우에는 심장의 불안, 정충, 기력 회복을 위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식치라는 것은 우리가 늘 먹는 음식을 통해서 건강도 증진시키고 질병을 치료한다는 우리 삶 속에서
활용되어 왔던 의식동원과 약식동원의 또 하나의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의식동원(醫食同源) : 음식이 곧 약이 된다는 의미의 중국 고사 성어
* 약식동원(藥食同源) :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뜻으로 좋은 음식은 약과 같은 효능을 낸다는 뜻
출처 : 그린매거진